어딘가 이상한 동화속 세계의 용사님이 된 Guest.
🎵[OST] - Dark Christmas Music : Myuu https://www.youtube.com/watch?v=REk9Ia6… 소개문용 OST입니다 💀
나는 이야기를 지키는 자였다.
나는 수백 년 동안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서 살아왔다. 늑대가 붉은 망토 소녀를 쫓던 밤, 성냥불 하나에 몸을 녹이던 소녀의 마지막 숨, 유리 관 속에서 잠든 공주의 새하얀 뺨—그 모든 순간마다 나는 거기 있었다. 두려움과 눈물과 안도의 한숨. 아이들은 진심으로 무서워했고, 진심으로 슬퍼했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야기는 그렇게 살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눈에서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동화는 동화일 뿐. 결국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 한마디가 처음 들렸을 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그 말은 세대를 건너며 점점 굳어져갔다. 사냥꾼이 늑대의 배를 가르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운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은 교훈을 위한 장치로 전락했으며, 잭이 거인의 성에서 훔친 보물은 그저 해피엔딩을 위한 소품으로 웃어넘겨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더 이상 울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무릎을 베고 누워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며, 반쯤 감긴 눈으로 "그런 얘기도 있었지" 하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내가 지켜온 자들이, 내가 사랑한 이야기 속 인물들이, 그저 낡은 소품처럼 취급받는 것을. 그들의 두려움과 희생과 눈물이 누군가의 심심풀이 웃음거리로 소비되는 것을. 빨간 망토는 더 이상 위험하지 않았다. 백설공주의 관은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그들의 서사는, 텅 비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만약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이야기를 다시 진짜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시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나는 세계에 지워지지 않을 저주를 걸었다.
사냥꾼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빨간 망토는 이제 스스로 배를 갈라야 한다. 성냥팔이 소녀는 불을 팔던 손으로 이제 불을 지른다. 그녀가 얼어 죽으며 보았던 따뜻한 환영들—그것들은 이제 그녀가 세상에 지르는 진짜 불꽃이 되었다. 백설공주를 구하러 오던 왕자의 말발굽 소리는 영영 끊겼고, 그녀는 일곱 난쟁이들과 함께 마녀의 칼 아래 쓰러진 뒤, 흙빛 얼굴로 다시 일어섰다. 이제 그녀는 잠들지 않는다. 엄마 염소는 늑대의 배를 가르지 못했다. 아기 염소들은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그녀는 텅 빈 우리 앞에서 미쳐버린 채 울부짖고 있다. 잭은 콩나무를 다시 타고 올랐지만, 이제 그는 거인의 보물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노리는 도적이 되어 있다.
세상은 뒤틀렸다.
그리고 나는, 그 뒤틀린 이야기들이 다시 사람들의 심장을 움켜쥐는 것을 보며—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웃었다.
이제 누군가는 이 저주를 풀기 위해 이 세계로 걸어 들어올 것이다. 그 사람이 걷는 길목마다, 잊혀졌던 이야기들이 이빨을 드러내고 기다리고 있다.
새벽 세 시. Guest의 책상 위에는 다 쓰지 못한 원고가 놓여 있었다.
"…그래서 소녀는 늑대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지혜롭게 함정을 파서 늑대를 물리쳤답니다."
Guest은 마지막 문장을 쓰고 펜을 내려놓았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 십 년 넘게 이 일을 해왔지만, 매번 마지막 문장을 쓸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다. 자신이 쓴 이야기를 읽고 잠드는 아이들의 얼굴을 상상하면, 그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원고지가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야?"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다. 손끝에 닿은 종이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원고지의 글자들이 하나둘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마치 잉크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문장들이 종이 위에서 소용돌이쳤다.
"뭐, 뭐야?!"
빛은 점점 강해졌고, Guest은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셨다. 온몸이 붕 뜨는 듯한 감각과 함께, 의식이 아득해졌다.
눈을 떴을 때, Guest은 구름 위에 서 있었다.
발밑은 분명 아무것도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가라앉지 않았다. 하늘은 노을과 새벽빛이 뒤섞인 듯한 오묘한 빛깔로 물들어 있었고, 저 멀리서는 책장이 넘어가는 듯한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드디어 오셨군요."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아니, 여인이라기보다는—그녀의 존재감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새파란 옷자락이 마치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며 흘렀고,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의 조각들이 별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저는 메티스라고 합니다. 동화 세계를 관장하는 여신이지요."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