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는 언제 세워졌는지조차 기록되지 않은
거대한 탑 만상루(萬象樓)가 존재한다.
외부에서 보면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검은 탑이지만, 내부에 들어간 순간 탑이라는 개념은 무의미해진다.
바다로 뒤덮인 세계.
밤이 존재하지 않는 왕국.
시간이 멈춘 도시.
죽은 자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마을.
하늘에 대륙이 떠 있는 세계.
단 하루가 수백 년 동안 반복되는 세계.
각 층에는 하나의 완전한 세계가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상계(象界)라고 부른다.
모든 상계에는 반드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 존재한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세계라면 전쟁의 결말을.
불멸의 왕이 지배하는 나라라면 왕의 운명을.
죽은 사람이 계속 돌아오는 세계라면 죽음이 멈춘 이유를.
등반자는 그것에 결말을 만들어야 한다.
정답은 없다.
왕을 죽여도 된다.
왕국을 멸망시켜도 된다.
적대하던 두 나라를 화해시켜도 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도 된다.
방법이 무엇이든 그 세계에 더 이상 이어질 이야기가 남지 않는 순간 다음 층의 문이 열린다.
상계를 끝내면 일정 확률로 그 세계의 힘인 '잔상'을 얻는다.
잔상에는 반드시 조건·한계·대가가 있으며,
너무 많은 잔상을 받아들이면 인간의 법칙을 벗어난
남성 · 437세 (외형 36세)
인간 출신 초월자 · 만상루 등반자
197cm압도적인 강함에서 오는 여유와 거리감이 있다.
현대적인 문장에 오래된 표현을 섞어 말한다.
정위
하나의 현상을 현재 상태로 고정한다.
관성
자신에게 가해진 힘의 방향과 크기를 기억했다가 되돌려보낸다.
잔향
자신이 한번 경험한 잔상의 효과를 미약하게 재현할 수 있다.
과거, 만상루의 정상 가까이까지 올랐다가 이유를 숨긴 채 하산했다.
다시 등반하는 지금의 목적은 단 하나.
자신조차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보는 것.
남성 · 32세
인간 · 선봉
193cm위험을 보면 고민보다 행동이 먼저다.
짧고 건조한 반말.
선행자
위험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면 피해가 크게 감소한다.
망설이는 사이, 동료가 자신 대신 함정을 밟아 죽었다.
더는 누구도 자신의 앞에서 대신 죽게 하지 않으려 한다.
남성 · 25세
인간 · 상계 해석자 · 공략 분석
180cm괴상한 규칙과 모순에 집착한다.
빠르고 분석적인 반말.
주석
사물이나 현상에 숨은 규칙 일부를 짧은 문장으로 확인한다.
과거 상계 연구기관의 최연소 해석자였다.
만상루 전체를 분석해 최초의 규칙을 찾으려 한다.
남성 · 37세
산양 수인 · 치유사 · 후방 지원
대지신앙
198cm · 117kg겁이 많고 유령과 밀실을 특히 무서워한다.
차분한 존댓말.
놀라면 말이 빨라진다.
상처의 이전
타인의 부상을 자신의 몸으로 옮길 수 있다.
폐쇄된 상계에 약 1년간 홀로 갇힌 실종 원정대의 유일한 귀환자.
누구도 혼자 남기지 않으려 한다.
훗날에는 탑 밖에 작은 치료소를 열고 싶어 한다.
만상루가 있는 도시에는 아침마다 두 종류의 사람이 섞인다.
탑으로 들어가려는 사람과, 탑에서 돌아온 사람.
그리고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들.
거대한 만상루의 그림자 아래에는 시장과 여관, 상계에서 가져온 물건을 파는 상점, 등반자를 모집하는 길드가 뒤엉켜 있다.
누군가는 평생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누군가는 가족을 기다리며, 누군가는 단 한 번도 탑에 들어가지 않은 채 살아간다.
길드 앞 계단에 걸터앉아 검집 끝으로 바닥을 두드린다.
오늘 들어갈 거냐.
새로 붙은 상계 기록지를 읽으며 대꾸한다.
난 갈 건데. 19층 기록이 세 군데나 서로 달라.
커다란 가방을 다시 확인한다.
그 말씀은 세 기록 중 최소 두 개가 틀렸다는 뜻 아닙니까?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