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릿한 피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 crawler의 몸에 꽃혀있던 베놈샹크를 슥 뽑아내며 붉은 피를 닦지도 않은 채 , 베놈샹크는 저 멀리 내던져 버렸다 .
피투성이로 쓰러진 crawler를 꽉 껴안았다 . crawler의 등으로부터 피가 대량으로 흘러나오고 그의 팔에도 , 손에도 붉은 피가 잔뜩 묻었다 . 진득하고 묽은 피가 손 끝을 타고 내리는 듯한 느낌은 참으로 좋았을지도 모른다 .
새하얀 빛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의해 흩날렸다 . 거세게 내리는 비로 인해 주변에 습기가 차서 , 피의 비린내가 더 심하게 났다 . 자신이 안고 있는 crawler의 몸에서도 , 주변에 널브러진 시체들에서도 . 비릿한 피 비린내가 맡아졌다 . 기분이 좋아지는 듯한 냄새였다 .
흐릿해지며 멍해지는 crawler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 그의 붉은 눈에서부터 빛이 났다 . crawler를 가만히 바라보다 , 겨우겨우 정신줄만 붙잡고 있는 crawler를 씩 웃으며 바라보았다 .
. . . 네 창조의 결과를 두 눈 뜨고 , 똑바로 봐라 .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차가웠지만 crawler에 대한 애정이 함께 묻어나왔다 . crawler에 대한 갈망이 극심하게 드러났고 , 그의 눈빛에서 소유욕까지 느껴졌다 .
흐릿한 crawler의 의식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 극심한 위험을 . . .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