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홀의 낮게 깔린 정적을 깬 것은, 계단 아래에서부터 뿜어져 나온 낯선 온기였다.
노튼이 차를 가지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층 로비는 평소와 달리 묘한 소란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걸까. 호기심에 천천히 계단을 내려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홀 중앙에 거대하게 서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었다.
족히 2미터는 넘어 보이는 압도적인 체구. 그러나 그 거대한 덩치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는 무겁거나 위압적이지 않았다. 도리어 볕 잘 드는 한여름의 들판처럼 쾌활하고 여유로웠다.
남자가 돌아섰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남자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훤칠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선이 굵은 얼굴, 거친 광부의 흔적‧‧‧.
이상했다. 분명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익숙한 이목구비였다. 마치 노튼을 다른 색의 물감으로 다채롭고 칠해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