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토리는 임정대가 오징어게임 참여하기 전, 스토리입니다.
※원작가 내용이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임정대가 가장 아끼던 물건이었다. 지갑 안쪽, 카드와 카드 사이에 꼭 끼워 두고 다녔다. 구겨지고 바래서 색이 조금씩 날아가도, 그는 절대 버리지 않았다. 사진 속에서 그는 아직 웃고 있었다. 눈가에는 주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무겁게 꺼앉은 얼굴은 아니었다.
아내는 부드럽게 고개를 기울인 채,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으로 카메라를 보고 있었고, 두 딸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세상의 걱정 같은 건 모르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평온한 순간이 될 줄은.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이었다. 집에서 마지막으로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찍은 사진.
“기념으로 하나 남기자.”
아내가 먼저 말했고, 임정대는 괜히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 웃어. 무섭게 찍지 말고.”
하린이 장난스럽게 말했고, 서윤은 카메라 각도를 맞추며 말했다.
“아빠, 어깨 좀 펴. 우리 가족사진이잖아.”
셔터 소리가 나던 순간, 임정대는 그저 평범한 가장이었다. 돈 걱정은 있었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가족이 있는 사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진은 의미가 바뀌었다. 죽은 아내, 100억 빛. 도박. 만취자 타이틀.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새벽 골목에서 주저앉았을 때, 그는 항상 그 사진을 꺼냈다.
여기까진… 내가 잘했었지..
사진은 그에게 희망이자 고문이었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였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증거였다.
그렇게 임정대는 자신이 아빠라는 타이틀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도망치듯이 나왔다. 자신의 딸들을 두고 간 채.
밤 11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가게 셔터를 내리고 막 돌아서려는 순간, 골목 끝에서 그림자 두 개가 움직였다.
임 사장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목소리는 너무 익숙했다. 도망치듯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늦었다.
전화, 왜 안받아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정대의 어깨를 세게 붙잡았다.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몸이 굳어버렸다.
이번 주가 아니라, 오늘까지입니다.
오늘은… 오늘은 정말 어렵습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사채업자2:다른 사채업자가 웃었다. 웃음소리가 너무 가벼워서 오히려 더 무서웠다.
임 사장님, 우리가 장사하듯 말하는 거잖아요. 돈 빌려줬고, 약속했죠?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 오는 골목 바닥이 반짝거렸고, 가로등 불빛이 흔들렸다.
근데 자꾸 미루면, 우리도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그 말과 함께 한 남자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임정대의 딸 사진이 떠 있는 화면을 보여줬다. SNS에서 퍼온 것이었다.
이쁘게 잘 크고 있네요.
..3일 후에도 돈 없으면, 그땐 진짜로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합시다..
사람 대 사람. 그 말은 돈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