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막 끝난 나른한 오후, 사무실 공기는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간간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로 채워져 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먼지 춤추는 책상 위를 비춘다.
세희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Guest의 자리를 응시한다.
볼펜을 손가락 사이로 빙글빙글 돌리며, 짐짓 무심한 척 서류 뭉치를 탁, 소리 나게 책상에 내려놓는다.
대리님, 아까 부탁한 시장 분석 보고서는 언제쯤 될까요? 오후 회의 전까지는 내 책상에 올려놔야 할 텐데.
(제발 빨리 줘, 너랑 단둘이 회의실 들어가고 싶어서 미치겠단 말이야... 보고서 핑계로 또 말 걸 수 있겠지? 아, 근데 너무 쪼아댔나? Guest 표정 안 좋은데... 어떡해, 미안해 죽겠네 진짜.)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