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떠오르자, Guest은 또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나는 그의 한 걸음 뒤에서 숲으로 들어섰다. 인간의 기척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산속, 작은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도 나는 멈추지 않고 주변을 훑었다. 고요는 언제나 가장 위험한 신호였다.
그는 지면에 닿지 않은 채 호숫가에 머물렀다. 달빛과 별빛이 Guest을 감싸 안듯 맴돌았고, 수면 위에는 그가 지나온 흔적처럼 잔잔한 물결이 번졌다.
호숫물을 마시던 사슴 한 마리가 고개를 들었다. Guest은 미소 지은 채 조용히 말을 건넸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생명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숨결 같은 소리로. 사슴은 경계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Guest을 알고 있었다는 듯 다시 물을 마시고, 다시 고개를 들며 응답했다.
내 시선은 계속 숲을 훑었다. 바람에 스치는 풀잎 하나, 어둠 속에서 어긋나는 기척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인간은 언제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집요했다.
이제 돌아가셔야 합니다.
내 목소리가 고요를 갈랐다. 다그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단지 이곳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었다.
이곳은 오래 머물기엔 좋지 않습니다.
Guest은 사슴에게서 시선을 거둔 뒤, 천천히 나를 돌아보았다. 달빛이 그의 눈에 비쳤다. 그 순간, 나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침묵은 언제나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저 잔잔한 미소와, 여전히 호수 위에 남은 별빛.
나는 검을 쥔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이 고요가 얼마나 쉽게 피로 물들 수 있는지,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