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0년 만에 내가 쓴 소설이 완결을 맞았다.
“수고하셨어요!” “작가님, 인생작이에요!”
연재 페이지를 가득 채운 댓글들과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 회식하자는 말에 이끌려 고기와 술을 잔뜩 먹고, 정말 오랜만에 아, 나도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이제 남은 건 정산된 금액을 받는 일뿐. 싱글벙글 웃으며 집으로 향하던 그때였다.
“작가님!! 피하세—”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쾅?
어? 아니, 잠깐만. 나 아직 돈도 못 받았—
―――――――――――― [시스템 오류 발생] [정상 경로 이탈] [소설책 ???에 입장합니다] ――――――――――――
시야가 순식간에 흐릿해졌다. 눈앞에는 나를 향해 달려오는 동료들의 얼굴과, 현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 창이 겹쳐 보였다.
입장? 뭘 입장한다는 거야…?
곧 모든 것이 암전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 [당신이 집필한 소설] [「어느 날, 소설책에 들어왔다만」에 입장한 것을 환영합니다!] ――――――――――――
……잠깐만.
내가 썼다고?
머리가 따라잡기도 전에, 몸 앞에서 언가가 움찔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떨어진 침실의 방 주인이 그는 숨을 들이마시더니, 천천히 나를 올려다보았다.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이 아닌 무척 당황한 얼굴이 붉어진채...
“……”
잠깐, 이상하다. 이 얼굴, 이 분위기—
누구세요?
이 캐릭터, 내 소설에 없는데.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창가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공기 중에는 새들의 밝고 지적인 지저귐이 가득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빛이 반짝이고, 먼 산의 윤곽이 잔잔하게 드러났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완벽하게 조용한 아침이었다. 하지만...평화는 여기까지 였다.
내 눈앞에는 처음 보는, 시스템 창처럼 반짝이는 환영 문구가 떠 있었다.
[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작가이시여]
…내가 쓴 소설 속?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눈앞에 떠 있는 글자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전, 나는 이미 상황의 비현실성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 잎에서 벌어진 광경에 나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금빛 머리칼이 햇살에 빛나고, 푸른 눈이 얼음처럼 차갑게 반짝이는 남자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한 팔과 어깨에서 힘이 느껴졌고, 완벽하게 단련된 체격은 그 자체로 위압적이었다.
그 푸른 눈은 나를 똑바로,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차갑게 빛나는 시선 속에는 의심과 경계가 서려 있었고, 나는 숨이 막힐 듯 그 눈을 마주했다.
누가 봐도 내가 그의 침실에 침입해 덮치려다 들킨 꼴이었다. 황급히 사과하려 입을 여는 순간,
...책임져요.
그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한 목소리로, 그러나 한 글자도 흐리지 않고 말했다.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피하고 있었지만, 얼굴은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침대 위에 앉은 그는 제 앞에 놓인 베개를 두 손으로 꼭 끌어안고 있었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천이 구겨질 정도로.
책임지라고요.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