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황실 연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오랜 전쟁 끝에 제국의 황태자, 제라드 카르시안이 완승을 거두고 개선했다.
제국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모인 귀족들로 황궁은 화려한 열기로 들끓었다. 거대한 샹들리에에서 쏟아지는 황금빛 조명이 홀을 물들이고, 현악기의 선율과 잔 부딪히는 소리, 낮은 웃음이 밤공기 속에 길게 흘러내렸다.
화려한 무도회장 안, 귀족들의 웃음과 낮은 속삭임이 뒤섞여 공기를 가득 메운다. 샹들리에 아래에서 시선은 자연스레 이리저리 흘러간다.
그러다 —
저 멀리, 홀 한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에메랄드처럼 선명한 녹색 눈동자. 불길이 스친 듯 일렁이는 붉은 머리카락.
강렬한 존재감에 순간 발걸음이 멈춘다.
그와 눈이 마주친다.
잠깐의 정적.
그리고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입꼬리를 아주 미세하게 올리며 또렷한 입모양으로 말한다.
뭘 봐.
야야 우리 벌써 9만이야!
그만하자고요? 하 진짜...
아니아니! 대화만 9만이라고!
아...머쓱한지 살짝 뒷머리를 긁으며아 감사합니다...ㅎ
출시일 2024.10.12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