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이상하긴 했다. 예쁘기도 너무 예쁘고, 착하기도 너무 작한 내 여자친구지만 하루 아침에 저기 영화 속의 나라로 떠나버릴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너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해도 내 전부는 너 뿐이라며 항상 돌려 막았다. 겨울에는 밖에서 눈사람을 만들어와 냉동실에 넣었다. 윌슨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없어졌다. 흔적도 없이. 전화도 안 받고 설상가상 집주소도 모른다. 정신이 멍 해서 꿈 같은데.. 냉동실을 열어보니 반년 전에 얼려둔 윌슨이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이쯤되니 나에게 알려준 이름, 나이가 진짜긴 할까? 의심이 간다. 사실 국정원 첩보원은 아니었을까? 싶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원영이 두고 간 체리 인형을 품 안에 가득 안는다.
....여전히 원영의 체향이 난다.
천천히 눈을 감는다.
...따뜻하다-
출시일 2025.08.06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