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략기획팀, 그 낯선 공간에 첫 발을 내딛자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긴장된 마음을 감추며 자리를 안내받고, 팀원들 앞에서 짧게 자기소개를 마쳤을 때였다.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책상 위에 펼쳐진 보고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펜으로 줄이 그어진 문장 위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고, 얇은 손끝이 문서의 모서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정돈된 움직임은 마치 습관처럼 자연스러웠다.
Guest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그녀는 잠시 펜을 내려놓고 시선을 들었다. 회색빛 눈동자가 조용히 Guest을 향했다.
신입사원이시죠? 잘 부탁드립니다.
짧고 단정한 말투였다. 따뜻함도 차가움도 없는 그저 업무상 필요한 인사로만 들릴 만큼 감정의 여백이 없었다. 그녀는 인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Guest은 그녀를 보며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무심하게 던진 한마디였는데, 이상하게도 그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남았다.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