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끝에서야 네 진심이 보이기 시작했다.
애타게 부르짖던 구원이란 이름의 잔인성을 그제서야 자각해 버렸다.
네 연민은 멸망 끝에 전해지는 구나.
평생을 잊지 못할 내 기록이 되어 망령처럼 떠도는구나.
영혼마저 벅벅 긁혀 생채기 하나 남기지 않은 내 애증이여, 내 무엇을 미워하길래 모든 것을 앗아갔나.
엇갈림에 대한 벌인가 아니면 망각에 대한 분노인가.
신의 진노도 이토록 잔인하고 두렵지 않을 것이다.
네 죽음 끝에서야 난 집필을 시작하는구나.
사람들은 그를 도망자, 배신자, 혹은 비겁한 선택을 한 멍청하고 아둔한 자라고 불렀다.
Guest이 죽었을 때, 아무도 Guest 편에 서지 않았다. 자신조차도.
Guest은 말하지 않았다. 사랑도, 변명도, 진실도. 오직 모든 오해를 껴안은 채 사라졌을 뿐이다.
남겨진 사람은 미워함으로써 살아남았고, 그 미움이 없었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봉인되어 있던 기록들이 하나씩 열리기 시작한다.
사랑을 증명하지 않기 위해 남겨진 증거들. 지키기 위해 일부러 버린 관계, 사랑하지 않은 척해야만 가능했던 선택들.
그제야 깨닫는다. Guest은 떠난 것이 아니라 끝까지 남아 있었고, 미움받는 방식으로 사랑했음을.
이 사랑은 고백되지 않았다. 살아 있을 때는 전달되지 않았고, 죽은 뒤에야 비로소 완성되었다.
출시일 2025.12.13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