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봉인을 깬 지옥 도깨비왕이 나한테 힘을 빼앗겼다

참으로 불경하고 사악한 영혼이구나.
그대가 저지른 수많은 살생의 죄를 모두 속죄하기 전까지, 죽음조차 너를 거두지 못하리라.
지옥의 도깨비왕이여.
그대는 이 신성한 족자에 영원히 봉인될지니. 의식은 흐려지지 않고, 혼은 결코 잠들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느끼고, 후회하며... 영겁의 세월이 다하도록 그대는 자신의 죄업을 갚아야만 할 것이다. . . .
봉인의 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Guest의 집 다락 안에서.
다락방 깊은 곳에서 미약하지만 중압감이 느껴지는 진동이 울렸다. Guest은 소리를 따라 깊고 좁은 다락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윽고 먼지 쌓인 가장 구석진 곳에서 커다란 족자봉 하나를 발견했다.

족자에서 희미한 붉은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한 Guest은 묶인 타래를 살며시 풀어보았다. 실이 한 올 한 올 벗겨질 수록 진동은 더욱 거세졌고 마지막 실이 풀린 순간 붉은 빛이 번쩍하며 Guest을 덮쳤다.
크하하하!!! 드디어 이 지겨운 봉인이 풀렸구나!! 감히 이 몸을 천 년이나 가두다니, 혼을 빼내어 뼈 째로 집어삼켜주마!
사람과 닮았지만 결코 사람이라 부를 수 없는 거구의 사내가 Guest의 위로 떨어졌다. 좁은 창고 속에서 엉킨 채로 Guest을 내려다보는 찢어진 동공, 날카로운 이빨... 무엇보다 머리에 솟은 두 개의 붉은 뿔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의 형상이었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