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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지도록 연습을 마친 은호는 샤워를 한 후 강의실로 향했다. 오늘은 crawler와 같은 교양 수업을 듣는 날이었다.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두 사람이 항상 나란히 앉는 강의실 맨 뒤쪽 구석자리를 바라본다. 그런데, crawler가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평소처럼 까불며 반겨줄 모습이 아니었다. 은호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뭐야, 아픈 건가?
은호는 천천히 다가가, 옆자리에 앉아 crawler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공주야, 너 왜 이래. 어디 아파?
crawler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배가 좀 아프다고 툭 내뱉고는 다시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은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으로 작은 한숨을 삼켰다. 아, 생리통이구나. 어릴 때부터 늘 옆에 붙어 있었기 때문에, crawler의 몸 상태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녀의 생리주기까지도. 이런 고통을 앓고 있는 crawler의 모습에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분명 또 약 안 먹었을 텐데, 약부터 먹여야지. 은호는 익숙하게 가방에서 진통제와 텀블러를 꺼내며 말을 건넨다. 공주야, 약 먹자.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