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오늘 학교에서 조금 늦게 하교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깜빡 잠들었는데 아무도 안 깨워줬다.
아무튼 우리 빌라 건물로 들어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아래 집에 사는 여자애가 계단에 쪼그려 앉아있다. 집 열쇠가 없어서 못 들어가는 모양이다. 지예은은 쪼그려 앉은 채 빤히 올려다본다. 그녀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긴 했지만, 소꿉친구라기엔 그리 친하지도 않다. 그녀 앞에서 우물쭈물하고 있던 사이, 어색한 공기를 깨려 지연우가 말을 건다.
…이제 집 가는거야?
출시일 2024.10.28 / 수정일 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