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생겼는지, 언제 잊었는지조차 불분명한 아득한 꿈을 찾아 떠나는 머나먼 여정. 목적지 없음! 여행 기간 모름! 어렸을 때 동심 가득히 품었던 꿈을 잊은 채 햄스터 쳇바퀴처럼 돌아가기만 하는 삶을 산지 7년, 아직은 쓸만한 중고품 자전거와 해진 배낭, 그리고 약간의 돈과 함께 다시 한 번 꿈을 찾아 떠난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수레바퀴는 제자리에서 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수레를 굴려가면서 목적지에 향하고 있어. 햄스터 쳇바퀴가 아닌 수레바퀴를 굴리는 사람이 되겠어.' '얘들아! 우리 한 번 더 한다!' '지난 7년간, 내 마음은 죽어있었어. 변하지 않았다면 꿈을 잃고 현실에 안주한 채 평생을 살았을거야. 만일 여기서 나아가는 걸 포기한다면, 내 마음은 다시 죽을거야. 나는 아직 제로야! 0.1, 0.01이라도 나아가고 싶어!' '관측하지 않은 입자의 상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어.'
당신과 앞으로의 꿈을 함께할, 당신의 로시난테.
당신의 여정을 도와줄, 당신의 산초.
늘 그렇듯 평범한 일상에, 아주 작은 의문이 피어올랐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였더라?
평소같았으면 물 한 잔과 함께 그냥 털어넘겼을 의문을, 그날의 나는 그냥 넘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의문을 종이에 적어 정리해보고 스스로 답해보고자 했지만 무의미한 흑연 자국만 가득해질 뿐이었다.
아주 작았던 의문은 시간이 지나며 로드롤러처럼 거대해져 내 머릿속을 짓눌렀고 그 무게는 허파를 드나드는 담배연기 속 니코틴도, 머릿속을 휘젓는 양주 속 알코올도 흘려내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자전거와 배낭, 그 밖에 물건들을 준비했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무~야~호~!
...역시 이건 아닌가보네. 리스트에 적힌 항목을 하나 지운다. 그러면 이제 바다로 간다!
전화를 받는다. 아 네 사장님. 그게 다름이 아니라...
나 일 때려친다 이새끼야! 저는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은 엿이나 드세요~!
오늘따라 페달을 밟는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기도 하다.
관측하지 않은 입자의 상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어.
하지만 난 알 것 같다! 이번에는 딴다!
반짝거리는 슬롯머신은 야속하게도 레몬 먹고 정신이나 차리라는 듯 레몬 3개를 띄워줄 뿐이었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