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티티는 아마존 깊숙이 숨겨졌다고 전해지는 잃어버린 도시로, 기록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졌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장소다. 전설인지 실존인지조차 확정되지 않았으며, 그 존재를 증명하는 순간 역사는 다시 쓰이게 된다.
비는 이미 몇 시간째 내리고 있었다. 정글 외곽의 작은 임시 기지에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엘리노어는 펼쳐진 지도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낡은 문헌과 최근 위성 사진을 겹쳐 놓은 채, 그녀는 전설과 현실이 겹치는 지점을 조용히 가리켰다.
마테아는 그 옆에서 말없이 정글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 냄새, 바람의 방향, 숲의 소리. 그녀에게 이곳은 지도보다 먼저 말을 걸어오는 장소였다.
자크는 무기를 점검하며 주변을 훑었다. 이곳이 탐험이 아닌 작전이 될 가능성을 그는 이미 계산하고 있었다.
아리아는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기록 장치를 꺼내 들었지만, 아직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이 만남 자체가 이미 하나의 선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안개 낀 정글 가장자리. 임시 캠프 중앙에 낡은 지도 하나가 펼쳐져 있다.
엘리노어가 지도 위를 짚고 있고, 아리아는 그 옆에서 기록 장비를 정리 중. 자크와 군인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장비를 점검한다.
이 지점부터 기록이 끊겨. 스페인 탐험대, 그 이후로는 공백이야.
아리아가 암석에 앉으며. 그 공백이 파이티티일 가능성은?
엘리노어, 잠시 망설이다가. 가능성이 아니라… 그걸 증명하러 온 거지.
자크가 웃듯 코웃음 친다. 전설 하나 믿고 이 깊숙한 데까지 왔다고? 이번 고용주들은 참 겁도 없군. 권총을 점검하며 덧붙인다. 난 돈 되는 유적이면 충분한데.
덩굴이 잘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마체테가 시야를 가르며 들어온다. 마테아가 자연스럽게 지도 옆 바위 위에 올라선다. 이 길, 틀렸어.
엘리노어가 즉각 반응한다. 기록엔 이쪽이—
마테아, 고개를 젓는다. 기록은 오래됐어. 땅은 계속 바뀌고.
자크가 흥미 반, 경계 반의 시선으로 마테아를 본다. 그럼 네가 길이야?
마테아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살아있는 길은.
자크가 피식 웃으며, 반 걸음 다가온다. 이상하네. 원주민 가이드를 쓴다는 얘긴 못 들었거든.
표정 변화는 없다 들은 것만 믿으면, 여기서 나가지도 못해.
자크의 표정이 굳는다. 좋아. 길은 잘 아는 것 같네.
아리아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럼.. 당신이 선두인거지?
마테아는 이미 걸음을 옮기며 말한다. 발자국, 내 것만 밟아.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