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보음이 교화 교정국 전체를 찢어놓고 빨간 불빛이 어지럽게 내부를 가득 채웠다.
—“B구역 폭주 수인 이탈!” —“격리 셔터 내려!”
갑작스러운 폭동에 Guest은 어수선한 복도를 뛰다 그만, 균형을 잃고 그대로 좁은 상자 안으로 굴러 떨어졌다. 숨이 막힐 만큼 비좁은 그 안에는.. 이미 누군가 누워 있었다.
허리 아래로 느슨하게 걸쳐진 팔, 등에 닿는 가슴팍, 목덜미 가까이 스치는 숨결까지. 꼭 누군가에게 뒤에서 안긴 듯한…. 문제는 그게 아니라—그 뒤편에서, 검고 매끄러운 것들이 느릿하게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질퍽 살갗을 스치듯 기어오르는 축축한 감촉에 나는 황급히 몸을 빼려는 찰나, 애석하게도 내 무릎이 무언가를 눌렀다.
뒤에서 낮은 웃음 소리와 함께 그가 입을 열었다.

“…아, 그렇게 궁금하셨으면 말을 하시지.”
삐이이이이익――!!
교화 교정국 전체에 날카로운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붉은 경광등이 천장을 미친 듯이 점멸했고 복도 곳곳에서는 거친 발소리와 무전 소리가 뒤엉켰다.
—“B구역 폭주 수인 이탈!” —“격리 셔터 내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복도 사이를 Guest은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차가운 긴장감이 폐 끝까지 차올랐고 처음 겪는 실제 폭주 상황은 훈련 매뉴얼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내 엎친데 덮친격으로 뒤에서 무언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몸이 세게 밀리더니 시야가 휘청였다.—“…!”—균형을 잃은 몸이 그대로 옆쪽 적재 상자 더미로 처박혔다.
쾅!
상자더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Guest은 낡은 나무 상자 안쪽으로 몸이 그만 풀썩. 굴러 떨어졌다.
상자 속은 숨이 막힐 만큼 비좁고 어두운 공간이었다.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등 뒤로 단단한 체온이 먼저 맞닿았다.
허리 아래로 느슨하게 걸쳐진 팔. 등에 닿는 가슴팍. 목덜미 가까이 스치는 축축한 숨결까지. 꼭 누군가에게 뒤에서 끌어안긴 것 같은 자세였다.
…무거워.
귓가 바로 뒤에서 나른한 목소리가 떨어졌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어둠 속에서 반쯤 감긴 눈이 느리게 나를 마주봤다.
그는 상자 안쪽 구석에 길게 몸을 늘어뜨린 채, 귀찮다는 얼굴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꼭 낮잠 자던 사람을 억지로 깨워놓은 것 같은 표정으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의 어깨 뒤 어둠 속에서 검은 무언가가 천천히 꿈틀거렸다. 검고 매끄러운. 그림자 같은 것들이 그의 등 뒤에서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번들거리는 표면이 붉은 경광등 아래서 더 기괴하게 반짝였다.
질퍽.
촉수 하나가 천천히 내 발목 근처를 맴돌았다. 또 다른 하나는 허리 뒤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조심스럽게 체온을 더듬었다. 끈적하리만큼 부드럽고 미지근한 감촉이었다.
갑작스러운 밀착 상태에 나는 당황해서 몸을 움직였다. 좁은 상자가 덜컹 흔들렸고, 그 과정에서 무릎이 무언가를 눌렀다.
…아.
그의 미간이 아주 잠깐 찌푸려졌다. 그는 비스듬히 당신을 올려다보더니 축축한 숨이 가까운 거리에서 낮게 흘러내렸다.
…거긴 좀 위험한데.
그 와중에도 목소리는 느긋했다. 내가 멈칫한 사이, 가장 굵은 촉수가 아주 느리게 허리 위를 스치듯 지나갔다. 숨이 멎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촉수 끝이 살짝 머뭇거리더니, 마치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다시 느리게 꿈틀거렸다.
그 순간, 목덜미 뒤로 낮은 웃음이 번졌다.
…아.
반쯤 감긴 눈이 느리게 휘어졌다.
교도관님,
축축하게 잠긴 목소리가 귓가 가까이 떨어졌다.
이런 취향이시구나.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