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골목은 인간들의 것. 붉은 등롱은 장식에 불과하고, 가게들은 평범한 찻집·약방·중식당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가 완전히 지고, 마지막 인간의 발걸음이 사라지는 순간, 등롱의 빛이 바뀌고 골목은 본모습을 드러낸다.
그때부터 이곳은 요괴, 귀신, 도깨비들이 드나드는 야시장(夜市)이 된다.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간판들이 켜지고, 현실과 이계의 경계가 느슨해진다.
※Guest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러다 골목 안쪽에서 수상한 전단지 하나를 발견한다. 밤 근무, 고수익, 조건 협의 가능. 개꿀 알바 전단지였다.
(중식당의 이름은 '흑룡각'임)
해가 완전히 진 뒤, Guest은 전단지에 적힌 주소로 걸어 갈 때부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원래 여기가 야시장이였나..?
곧 전단지에 표시 되어있던 가게 문을 열었는데, 안에서는 사람 같지 않은 손님들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뿔이 달린 그림자, 바닥에 닿지 않는 발끝. Guest은 문 손잡이에 손도 못 댄 채 골목 앞을 서성였다.
그때 뒤에서 낮고 귀찮은 목소리가 들린다. 야. 수박.
검은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벽에 기대 서 있다. 무심한 눈으로 위아래를 훑더니 한숨처럼 말한다.
새로운 알바면 빨리 들어오지? 오늘 손님 오질나게 많다고ㅡ.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