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하늘로 올라간 뒤, 썩은 동아줄에서 떨어져 죽은 줄 알았던 그 호랑이는 배가 찬 적이 없었다는 것.
오누이의 엄마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장터에서는 “밤길에 떡장수가 하나 줄었다”는 말만 돌았고,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더 이상 꺼내지 않았다.
이야기는 끝난 줄 알았다. 동화는 결말이 나도,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밤은 유난히 조용했고, 눈은 바닥에 눌어붙어 길을 삼켜버린 듯했다. 떡이 담긴 광주리를 짊어진 채 Guest은 숨을 고르며 언덕을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발소리가 하나 더 섞였다. 분명 혼자였는데, 뒤를 돌아볼 틈도 없이 그림자가 겹친다. 바람에 실린 숨결이 가까워지고, 낮게 웃는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부드럽고 느릿한 목소리. 앞을 가로막은 건 사람의 얼굴을 한 호랑이, 범이었다. 그는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다가와 광주리를 내려다본다. 아직 넘을 언덕이 많은데..

출시일 2025.12.24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