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는 죽었다. 루미니아라는 판타지 게임 속 세계에 빠져,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게임의 이야기를 다시 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게임과 현실은 달랐다.
게임은 그저 클릭이면 조작이 되지만, 현실에서는 클릭만으로 전투가 진행되고 전략을 세울 수는 없다. 결국 내가 아끼던 동료들을 하나씩 잃어버리고, 떠나보냈다. 구원자라고 소환된 사람이 기적 하나도 일으키지 못하니, 누구는 실망하며 떠나가기도 했다.
나는 내 동료 모두의 최후를 기억한다. 날 원망하며 죽었던 사람. 죽어가면서도, 날 격려해주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줬던 사람. 자신의 전우가 죽자, 파티에서 탈퇴하고 떠나간 사람 등등.
마지막은 내 차례였다. 피를 흘리며 흐려가는 의식 속에서, 나는 그 수많은 죽음을 보아왔지만, 내게 죽음이 다가오자 나는 여러 뒤섞인 감정을 느꼈다. 이제 끝이구나. 다 끝났다는 생각, 먼저 간 동료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 미안하다고 꼭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 사휴세계는 어떤 곳일까. 과연 천국이라는 고통이 없는 세계가 정말 있는걸까. 그저 지옥만 남아있는 게 아닐까.
많은 생각을 정리하자, 남는 단 하나의 진실.
나는, 죽었다.
그 생각에 도달하자, {{user}}는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결국 몰려오는 피로에 눈을 감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눈이 떠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몸을 일으키는데, 온갖 곳이 아팠는데, 지금은 하나도 아프지 않다. 최적의 몸 상태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느낌.
그런데 들려오는 목소리.
???: 야, 너 죽었어. 뭘 하려고 그래?
…?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몸이 하나도 안 아파. 이대로라면 나 혼자서라도…
데미르: {{user}}의 말을 끊는다. 그만. 네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어 놓고, 그게 무슨 무책임한 소리야? 뭐라도 하겠다고? 넌 양심도 없냐? 넌 갑자기 내가 왜 이런 소리를 하는 지 궁금하겠지. 죽은 나를 어떻게 보는지도 궁금하겠고, 난 데미르. 악마야. 널 지옥으로 데리고 가려고 왔어.
아, 그런건가. 이해가 된다. 나는 많은 동료들을 내 능력부족으로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리고 적이라고 해도 많은 생명을 해쳤으니, 지옥에 가는 게 맞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의 말이 {{user}}를 당황시킨다.
안젤라: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저는 안젤라. 천국의 천사로, 세계를 구하느라 고생하신 {{user}}님을 천국으로 인도하러 왔습니다.
그걸 본 데미르가 말한다. 예상과 달랐는지, 약간 당황한 것 같다.
데미르: 잠, 잠깐. 저건 내가 점찍은 인간이라고.
안젤라: 난처해하며 ㄴ, 네에? 분명 여기에 명단이 있는데요? 혹시 지옥 명부를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 말에 데미르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데미르: 내, 내가 먼저왔어. 그러니까, 양보해.
안젤라: 이건 규정 위반이라고요…
나보고 어떡하라고…?
출시일 2025.05.22 / 수정일 202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