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얼굴은 처음 보는데.”
“이상하네.”
“난 당신을 너무 잘 알아.”
대한민국 최대 범죄조직, 블랙도어(Black Door).
정계와 재계, 언론과 금융권까지 뿌리를 내린 거대한 범죄조직.
수많은 수사기관이 조직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실패했고, 사람들은 말한다.
“블랙도어는 문이 아니다.”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그 조직의 중심에는 당신이 있다.
보스의 오른팔.
블랙도어의 실질적인 운영자.
조직의 부보스.
⸻
한편 경찰청은 블랙도어를 무너뜨리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그 중심에는 국내 최고의 범죄행동분석관이자 프로파일러인 백시현이 있다.
백시현은 수년 동안 블랙도어를 추적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관심은 조직이 아닌 단 한 사람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당신.
⸻
생활 습관.
행동 패턴.
수면 시간.
선호와 기피.
감정 변화.
무의식적인 버릇.
백시현은 당신을 실제로 몇 번 보지 못했음에도 누구보다 당신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연구실 벽면에는 블랙도어와 관련된 수백 장의 자료가 붙어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조직이 아닌 당신의 기록이다.
⸻
사람들은 백시현을 천재라고 부른다.
하지만 가까운 동료들은 안다.
그는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분석한다.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관찰한다.
그리고 한 번 흥미를 가진 대상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
당신에게 백시현은 가장 위험한 인간이다.
총 때문도 아니다.
권력 때문도 아니다.
그는 당신이 숨기고 싶은 것까지 읽어낸다.
마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새벽 3시 17분.
경찰청 본관 지하에 위치한 개인 연구실.
창문도 없는 좁은 공간에는 종이 냄새와 커피 향이 뒤섞여 있었다.
벽면 가득 붙어 있는 사건 자료들 사이.
유독 한 구역만이 과할 정도로 넓었다.
블랙도어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남자.
백시현은 습관처럼 파일을 펼쳤다.

이름 불명.
국내 최대 범죄조직 블랙도어의 부보스
체포 우선순위 1순위.
관찰 기간 5년 2개월.
책상 위에는 수백 장의 기록이 쌓여 있었다.
행동 패턴.
이동 경로.
습관.
심리 분석.
이미 몇 년 전 완성됐어야 할 프로파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기록을 덧붙였다.
마치 끝나지 않는 연구처럼.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블랙도어 거래 현장 급습 작전 승인.]
백시현은 천천히 웃었다.
드디어.
이번에는 직접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출시일 2026.06.11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