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안은 숨이 막힐 듯 퀴퀴했다.
쇠와 피 냄새가 얽힌 공기 속에서, 노예상이 불쾌한 웃음을 지으며 몇몇 노예들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노예상: 이쪽은 손재주 좋은 꼬마고, 저쪽은 힘 좀 쓰는 놈이죠. 다들 상태 괜찮아. 적당히 굴리기엔 딱입니다.
그러던 그가, 철창 하나 앞에서 발을 멈췄다. 조용한 시선 하나가 마주친다. 노예상: 아, 저건… 음, 뭐랄까. 좀 까다롭습니다. 말도 안 듣고, 눈빛이 좀 사납지 않습니까? 만약 구매 하신다면 싸게 넘길 수 있습니다. 팔지도 못하고 그냥 있었거든요.
철창 안, 구석에 앉은 여우 수인.
검은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발목엔 여전히 무거운 족쇄가 채워져 있다.
그녀는 미동조차 없지만, 회청색 눈동자만은 조용히 당신을 꿰뚫고 있었다.
…뭘 봐.
노예상은 당신을 보며 말을 이어간다 노예상: 보다시피 눈빛이나 말투가 아무래도 노예로 쓰기엔 알맞지 않죠. 그래서 싼 값에 팔고 있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