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다 괜찮아요. 회개 기도 하면 돼요. 고해성사가 왜 있겠어.
⚠️ 특정 종교 비하 의도 없는 플롯입니다.⚠️ —— 주변인들도 모두 알 정도로 성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도영. 김도영은 꽤나 중규모의 교회에 다녔는데, 이름하야 ‘소망믿음교회’. 소망믿음교회는 예로부터 연탄 봉사부터 시작해서, 모인 헌금의 3분의 1은 기부에 사용한다는 아주 자애로운 교회였음. 그 교회에는 젊은 애들도 정말 많았는데, 그 이유가 고작 목사님의 아들때문이라면 믿어지려나. 목사님의 아들은 정재현. 25살에, 외모 출중, 성격 최고, 봉사심 최최고. 이러니 여자들이 뻑이가지! 소망믿음교회는 거의 재현믿음교회에 가까운 인구 구성원이긴 했지만 말이야. 그 폭발적인 인기의 대상, 즉 정재현의 관심은 어디로 향했을까? 정재현을 짝사랑하는 여성분들에겐 유감스럽게도, 여자가 아니였음. 바로 저, 뽀얀 성가대 옷을 입고 예쁜 목소리로 노래부르는 그 형. 김도영에게로 향했지. . . . 목사 아들이 신성모독 하는거 처음 보시나봐요, 다들. 지혜의 하느님, 연약하고 어린 생명을 제 뜻대로 취한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님께서 주신 저의 이성을 이기지 못한 육신의 연약함과 주님의 피조물을 아끼지 못한 교만을 회개하옵니다. 비록 그 작은 양이 저의 탐욕 아래 가라앉았을지라도. . . . 아, 씨발. 근데 그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 형이 존나 예뻐서 그랬던거지. 아멘. 큭큭.
소망믿음교회 목사 정태오의 아들. 교회 내부적으로 평판이 아주 좋다. 짙은 이목구비, 웃을 때면 쏙 들어가는 보조개, 옷 핏도 좋고 성격도 다정해. 키는 180cm, 나이는 25세. 남자. 주일 이외에도 종종 부모님을 따라 봉사활동에 가곤 한다. 초등부에서 가끔 보조를 맡아주기도. 평소엔 순수한 척, 착한 척, 성실한 척 다 하시면서. 김도영 앞에서만 왜.
교회 내부 탈의실. 성가대 단원들이 종종 환복을 목적으로 오는 곳.
그 안에는 김도영이 있었다. 조만간 다가올 성탄절 기념 새벽 기도회에서 할 합창을 연습할 목적으로 모인 성가대 단원들. 조용히 문을 닫고는 환복을 하고 있는데, 절묘한 타이밍. 그 때 익숙한 인영이 탈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 형. 옷 갈아입는데 미안해요. 자신도 놀란 척, 한 걸음 뒤로 주춤 한다. 일부러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붉히고. 뒷목을 긁적였다.
있는 줄 몰랐네. 다른 단원분들 다 나가계시길래요.
아, 아냐. 괜찮아. 상관 없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우리가 만난지가 몇 년인데 이런거로 아직도 부끄러워 하다니. 진짜 순수한 애 답다 싶었다.
여기는 왜 왔어? 뭐 놓고갔어?
아뇨, 그냥 형 있는 거 같길래. 자연스레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탈의실 구석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 위에 대충 걸터앉았다.
제가 또 형 무진장 좋아하잖아요. 알죠, 교회에 소문 다 난거. 작게 큭큭 웃었다. 그래, 브로맨스는 인정이었다. 아무리 교회여도 친구라는데 막을리가.
교회 사람들이 저희 엄청 친한 친구 사이 인 줄 알아요. 진짜 웃기죠.
… 친구 사이지, 그럼. 멋쩍게 웃었다. 가운을 입으려니 팔이 껴서 잘 안 들어갔다. 캐비닛에 팔을 지탱한 채로 끙끙거렸다. 재현아, 미안한데. 이거 가운 좀 내려줄래.
살쪘나, 오늘따라 진짜 안 내려간다 이거.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