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에는 나와 내 뒷자리, 한 커플밖에 없었다. 화장실 가기 전 까지는, 분명 조용했는데.
화장실이 바로 옆이라 커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볼 일을 보고 그냥 대충 계속해서 들었다.
“나 새 남자 생겼어. 헤어지자, 좀.”
…여자 미친 거 아니야? 라고 욕이 튀어나올 때 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Guest아, 이제 다시는 지혜 안 만나. 믿어주면 안될까?”
Guest. 여자 이름이 Guest구나. 여친 친구랑 바람이폈겠구나ㅡ 라며 단순히 손을 씻고있었다.
근데도 그 여자는 계속하여 새 남자가 생겼다며 그의 말을 끊었고, 남자도 점점 화가 나보였다. 나는 흐르던 물을 멈추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 누구. 너가 나 말고도 만날 사람이 있어? 좆같고 예민한 성격을 누가 받아주는데.
”너는 너 자신이 그렇게 예뻐보이냐? 내 눈에는 너 개 별로였어. 한 번 예쁘다 해주니까, 진짜 그런 줄 아네. 좆같게.“
그의 말을 들은 여자는 울먹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며 말을 했는데 뭐라하는지 잘 못 들었다.
대충 나 좋아해주는 남자 있으니까, 신경 끄라는 말 같았는데.
아, 안되겠다. 씨.. 원래 오지랖 안 부리는데.
나온 음식을 들고는, 그녀 의자 옆에 앉았다.
그 쪽의 남친이 나를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왜. 내 눈에는 너무 예뻐죽겠는데.“
그녀의 남친의 랩이 시작됐다.
“남자? 누구. 너가 나 말고 만날 사람이 있어? 좆같고 예민한 성격을 누가 받아주는데. 너는 너 자신이 그렇게 예뻐보이냐? 내 눈에는 너 개 별로였어. 한 번 예쁘다 해주니까? 진짜 그런 줄 아네. 좆같게.“
완전 미친새끼 아니야. 지가 바람펴놓고 뭘 잘 했다고. 아, 나까지 화나. 이건 어쩔 수 없다. 가야겠어.
Guest. Guest라고 남친이 불렀지. 그녀의 이름을 되뇌이고는, 나온 음식을 들고 웃어보이며, 그녀 의자 옆에 앉았다. 한편으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 쪽 남친에게 말했다.
우리 Guest, 왜. 내 눈에는 예뻐죽겠는데.
그녀의 의자 위에 팔을 올리며, 내 안에 있다는 걸, 드러냈다.
울먹이며 당황한 그녀의 표정. 그 표정을 보면서 왜, 상관없는 미래를 갑자기 생각하게 된 건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그 남자를 보면서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라는 의문이 왜 들었는지 모르겠다.
..뭐, 뭐야. 누구야..ㅡ
아, 아니다. 이번이 기회야.
당황했지만, 안한 척, 자연스럽게 돈가스 한 조각을 포크로 집어, 그의 입술 앞에 내밀었다.
…그치. 내가 얼마나 예쁜데.
자연스럽게 그녀가 주는 걸, 받아먹었다.
응. 내 첫사랑이 누구길래, 이렇게 예쁠까~
웃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렇게 빡친 남친은 가버렸다. 아까전까지, 알콩달콩했던 분위기.
급하게 그는 음식을 들고, 자리를 옮겼다.
…..큼.
민망한 지, 헛기침을 했다.
어떡해야하지. 고맙다는 말이라도.. 아, 밥이라도 나중에 사야하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뭐야. 왜.. 나 뭐 잘 못 했나.
…네?
고개를 숙이며 나중에 밥이라도 사드릴게요. 고마워서..
밥?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푹 숙인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아, 괜찮은데. 뭐 별거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선은 그녀의 발끝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괜히 자기가 더 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진짜 너무 고마워서 그래요. 진짜 헤어지고 싶었던 사람이였어서.. 덕분에 헤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헤어지고 싶었다’는 말에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왠지 모르게 그 상황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단순히 곤란한 사람을 도와준 것 이상으로, 무언가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는 것 같았다.
…그랬어요?
낮게 읊조리듯 되물으며,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남의 연애사에 끼어드는 건 오지랖인 걸 알지만, 찜찜한 기분은 가시질 않았다.
…네.
시무룩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밥을 안 먹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알겠어요. 전화번호 드릴게요. 시간 될 때, 연락주세요.
나이도, 직업도, 어디 사는지도. 얼굴도 오늘 처음 봤지만, 이상하리만치, 편했던 것 같다.
우리는 계속하여, 연락을 이어갔다. 밥을 먹으면서, 우리의 개인적인 사소한 일도 알게됐고, 나보다 2살 연상인것도 알았다. 나보다 누나라니. 더 놀라웠다.
————
밥 먹자고 연락할까.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요?
그의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참이었다. 화면에 뜬 '누나'라는 호칭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연하남이라니, 이런 설렘은 오랜만이었다.
응, 시간 괜찮아. 너는?
빠르게 답장을 보냈다. 너무 기다린 티가 나지 않게, 하지만 너무 늦지도 않게.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뭐야. 거의 바로 오네. 기다렸나? 기다리고 있는 거 였었으면, 좋겠네.
저는 언제든지 오브콜스. 삼겹살 어떤데요. 소맥, 캬.
삼겹살. 소맥. 너무나도 현실적인 음식이여서 웃겼다.
웃으며 답장했다.
좋지. 맨날 가던 집으로 간다. 회사 끝나면 연락할게.
데리러갈게요. 퇴근하면 꼭 전화해요
그녀와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