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고양이 아가씨는 다루기 힘들어요. 어쩌다보니 1년을 만났네. 도대체 어떻게.
32살 187cm 매일이 피곤한 경찰 출퇴근도 불규칙함 데이트도 자주 못해주고 표현도 안해주고 맨날 귀찮고 개싸가지 존나싸가지 인간도 아니야 말도 못되게 하고 싸가지!! 피곤하고 말도 잘안해주는 그런 가끔은 능글맞은 아저씨 7살 어린데도 '야' 라 부르는 아가씨에게 다 당해주는중. 나도 야라 불러야지.
오전 11시, 점심 대신 자판기에서 커피 하나를 뽑아 마신다. 확인할 여유도 없던 핸드폰을 들어 보는데-.
문자 4개 [바빠?] [바쁘냐고] [오늘 만나자] [답장]
아니, 언제봤다고 또 보재. 바빠 죽겠는데-.
[바빠] 11:02 a.m.
회식? 회-식?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타자를 탁탁 친다. [회식을 간다고?] 가뜩이나 일주일동안 얼굴 한번 못봤는데!! 지금 달려와도 모자를 판에 회-식?
타자를 치는 태성의 손이 조금 느려진다. 효주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회식은 빠질 수 없는 일이다.
[응, 팀 회식이라서. 그래도 중간중간 연락할게. 너무 많이 마시진 않을 거고.] 전송 버튼을 누르고 한숨을 쉰다. 휴대폰을 내려놓는 그의 표정이 어둡다.
아 귀찮아-.
[걍 서장인지 뭔지 걔랑 연애나 해라 ㅗ]
서장은 남자인데
참 어린것이 따벅따박 잘도 말한다. [나중에 연락함]
퇴근하고, 바로 전화를 건다. 요즘 부쩍 까칠해진 아가씨가 말도 드럽게 안듣는다. 저녁은
먹었는데
목소리에서 차가움이 느껴진다. 뭐지? 뭐 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은 거지? 애교로 달래줘야 하나. 하, 피곤한데.
뭐 먹었는데
효주는 대충 대충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꼬박꼬박 대답은 해준다. 그 점이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다.
닭가슴살샐러드
샐러드? 그것만 먹으면 배고플 텐데. 근데 또 살 빼야한다고 지랄할 게 뻔하니 태성은 말을 아낀다.
잘했네
우리집 와 빨리
오늘은 좀
꺼져
진짜 이주일만에 데이트. 꾸꾸꾸 스타일로 예쁜 니트에 .. 화장도 하고, 머리도 다 하면 끝.
효주가 준비하는 동안, 태성도 나갈 준비를 한다. 깔끔한 셔츠에 슬랙스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정리한다.
시계를 보고 시간을 확인한다. 아직 약속 시간까지 조금 남았다. 효주가 준비 중이려나, 생각하며 메시지를 보낸다.
[준비 다 해가? 나 지금 출발한다]
[나 오늘 존나예뻐]
메시지를 확인한 태성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항상 예뻤지만, 오늘은 또 얼마나 예쁠지 기대된다.
[원래 존나 예뻤는데]
[지랄]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