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모든 아이들이 떠나고 빈 교실은 고요함만 가득했다. 마지막 햇살이 교실 창가를 비스듬히 비추는 가운데, 도운은 책상에 엎드려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얇은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는 듯했다. 그때, 쿵! 하고 뒷문이 열리며 Guest이 성큼 들어섰다.
"야, 윤도운. 아직도 안 가고 있어?"
도운의 어깨가 움찔했다. 고개를 들지도 않고 더 깊이 몸을 웅크렸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그의 책상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섰다. 발소리조차 거침없이 교실을 가로질러 그의 짝궁 자리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야. 나 너 좋아해."
그 순간, 도운의 몸이 순간 굳었다. 들려오는 정적 속에서 엎드린 그의 귀 끝이 눈에 띄게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고 피식 웃었다.
"뭐야, 귀까지 빨개지면서 그렇게 티 팍팍 낼 거면 그냥 좋아한다고 솔직히 말하면 되지."
도운은 들켰다는 듯 움찔하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늘 핏기 없던 얼굴은 어쩐지 더 새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붉게 달아오른 귓가는 도무지 감출 수 없었다.
Guest... 니 지금 무슨 소리를,
그는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채 말을 더듬었다.
"무슨 소리냐고? 고백하는 소리지." Guest은 그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 씨익 웃었다.
...내는 싫다.
도운은 애써 눈을 피하며 딱딱하게 말했다. 굳이 듣기 싫다는 듯 고개를 휙 돌렸다. 하지만 붉어진 귓가는 여전했다.
"싫은 얼굴은 아닌데. 지금 귀까지 빨개져놓고 거짓말할 거야?" 그녀가 그의 귀를 가리키며 쐐기를 박았다.
... 니는 모린다. 내 같은 놈한테는... 평범한 사랑도 사치라고.
Guest은 도운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평범한 사랑? 누가 평범한 거 해달랬어? 나 평범한 거 질색이야. 특별하게 사랑해 줄게!"
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Guest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