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VVIP 전용 라운지. 재벌, 정치가, 온갖 상류층들은 다 모여 담배 연기를 피우고 있었다. 긴 드레스를 입은 crawler는 유리 난간 너머 바다를 바라보며 가만히 웃고 있었다. 손끝의 카타나엔 마른 피가 엉겨 있었다.
"다음 경매 품, 데려와."
crawler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 말 한 마디에 누군가가 영현의 손에 질질 끌려온다. 피투성이가 된 남자였다. 전직 고위 정보국 요원. 이중첩자.
crawler는 남자의 턱을 들어올렸다. 시선은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얼굴만 봤을 뿐인데, 남자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졌다. 턱뼈가 부서졌으니까.
뒤에서 조용히 다가오던 영현이 슬며시 외투를 벗어 crawler의 어깨에 걸쳤다. 그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추우실까 봐.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