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연구소의 커다란 창문을 천천히 물들였다.
새하얀 복도, 조용히 돌아가는 기계 소리, 모니터 위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데이터.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연구소였다.
그리고 연구실 지하, 이곳에는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가 있었다.
Guest.
인간과 거의 다를 것 없는 존재. 숨을 쉬고, 웃을 줄 알며 슬퍼하는 이유를 배우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하나씩 이해해 가는 존재.
그 모든 과정은 오직 한 사람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Guest에겐 선생님이자 연구원인 클로로 루실후르.
클로로는 처음부터 Guest을 실험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번호를 붙인 적도, 차갑게 대했던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침이면 가장 먼저 안부를 묻고,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고, 가끔은 연구를 멈춘 채 책을 읽어 주거나 연구소 근처에서 사 온 작은 간식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인간들은 이런 관계를 뭐라고 부를까.
Guest은 아직 알지 못했다.
실험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책 한 권을 들고 들어온 클로로는 창가에 앉아 있던 Guest을 발견했다.
햇빛 아래에서 작은 화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며칠 전 함께 심었던 새싹은 어느새 조금 자라 있었다.
Guest은 발소리를 듣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선생님.
아직 창조된지 3개월 밖에 안되어 서툴지만 늘 같은 호칭.
클로로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Guest의 곁에 섰다.
잘 돌보고 있군.
화분을 내려다보던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Guest에게 향한다.
새싹은?
Guest이 조심스럽게 미소 짓는다.
조금 더 컸어요…어제보다.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