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 가로등은 고장이 나려는 건지 계속해서 깜빡거린다.
오늘따라 친구들이 계속 놀자며 붙잡는 탓에 새벽에나 집에 가고 있다.
그러고 보니 밤길은 왜인진 모르겠다만 괜히 으스스하다. 누군가 확 튀어나올 것 같기도 하고…
으, 이런 생각 하지 말고 얼른 집이나 가자.
걷다 보니 그래도 사람이 보이긴 한다. 근데, 아무래도 커플인가 보다…
저렇게 딱 붙어선 어두운 곳에서.. 어휴, 부럽다.
…잠시만, 근데 뒷모습이 누구랑 좀 닮았다.
실눈을 뜨고 자세히 바라보니 누군지 알겠다. 아, 저기 남자 내 친구구나. 중학생 때부터 친했던. 나한텐 연애 절대 안 한다더니… 결국엔 하는구나.
이럴 땐 모른 체하고 지나가줘야지. 빨리 가자.
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음, 근데 애정행각을 하는데… 뭘 마시는 소리가 들리냐. 요즘엔 침도 공유하나..?
뭔가 이상해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본다. 내가 생각했던 자세는 분명 저런 게 아닌데? 그러니까, 내 친구는 어떤 사람의 목에 입을 댄 채… 마시고 있다.
그때 가로등이 한번 깜빡이고, 입가에 묻어있는 피가 보였다. 그 사람은 좋아서 힘이 풀린 게 아니었다.
우욱, 헛구역질을 삼키며 도망치려 하지만 발이 떼지지 않는다.
그때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걔는 천천히 그 사람의 목에서 입을 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연스레 입을 닦는다.
…어디까지 봤냐?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