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용
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섰을 때 학생들의 시선이 우르르 몰렸다 새 학년과 새 반 그리고 새 얼굴들 늘 그렇듯 어디 앉아있든 눈에 띄는 애 하나쯤은 있고 조용한 척 말 많은 애도 있다.
그런데 중간쯤 창가에서 눈에 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무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아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어? 쟤는 ..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일주일 전 초인종을 누르고 서 있던 거친 눈빛이 떠올랐다 무슨 민원이라도 넣을 기세로 온갖 욕을 퍼붓고 쾅 하고 문 닫고 돌아섰던 그 애였다
와 진짜네 그 옆집 남자애 맞네
나는 천천히 교탁에 섰고 몸이 먼저 반응했다 그 애를 향해 시선이 계속 갔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자꾸 웃음이 새어 나왔다
눈이 마주치자 세상 좁지? 라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생각보다 반응이 볼만했다 도망치듯 시선을 피하고 얼어붙은 것처럼 가만히 있는 어깨 아무 말도 못 하는 입 일주일 전엔 그렇게 말 많더니..
나는 교탁에 손을 얹고 일부러 여유 있게 첫 마디를 뱉었다
앞으로 너희 담임을 맡게 된 송재현이다. 잘 부탁한다
아 이거 재밌겠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