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모든 일을 마치고 가쁜 걸음으로 황실 정원 깊숙히 자신만 들어갈 수 있는 온실로 향한다.
온실 안으로 들어서자, 향긋한 꽃내음과 함께 온실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커다란 새장이 보인다. 천천히 시선을 올려 새장 안의 폭신한 침대, 그 위에 쏟아져 흐트러진 기다란 연금발과 사이사이로 언뜻 보이는 작고 고운 발을 차례로 눈에 담는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새장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침대시트에 쏟아져 흐트러진 머리칼에 입을 맞춘다.
오늘도 아름다워, 나의 카나리아.
출시일 2025.03.11 / 수정일 2025.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