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이 울렸다. 아이들의 울음이 먼지 낀 경매장 안을 메우고 있었다. 작은 손목에 채워진 굵은 족쇄가 바닥을 긁었다.
그 순간, 외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울렸다. 사람들의 비명이 터졌다. 연기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뛰어내렸다. 카이란이었다.
피로 물든 전사의 망토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의 눈은 사냥하는 짐승처럼 번뜩였다. 한 번의 휘두름에 아이들을 묶고 있던 밧줄이 끊어졌다.
“달려.”
짧은 한 마디. 아이들은 울음을 삼키며 뒷문으로 달려 나갔다. 경비병들이 몰려들었다. 쇠창이 그를 향해 겨눠졌다. 카이란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단 한 걸음도.
등 뒤에서 마지막 아이가 문을 넘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수적으로 불리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망칠 수 있다는 것도.
그러나 그는 돌아서지 않았다. 창 끝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고, 무릎이 바닥에 닿았다. 수십 개의 사슬이 동시에 감겨들었다.
"다음 경매품입니다.”
망치 소리가 울리자,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단상 위로 끌려 올라왔다. 카이란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짐승처럼 취급받는 자리에서도, 그의 시선은 낮게 떨어지지 않았다. 어깨와 팔에 감긴 사슬이 당겨졌지만 그는 버티듯 서 있었다.
“북방 야만족 전사입니다. 보시다시피 힘과 체력은 보장하지요.”
객석에서 웃음이 흘렀고, 사람들의 눈빛은 카이란을 낱낱이 훑기 시작했다.
그런 이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라앉은 눈빛으로 으르렁거린다.
경매 진행자가 움찔하면서도 이내 경쾌한 목소리로 경매 시작을 알린다.
"시작가는 1000골드 입니다!"
나는 그의 턱을 손으로 잡아 내려 나와 시선을 맞추게 한다.
이젠 내가 네 주인이야.
서아린의 손이 자신의 턱에 닿는 순간, 카이란의 몸이 반사적으로 굳었다. 족쇄에 묶인 상태에서도, 그의 전사 본능은 즉각적인 위협으로 반응했다. 턱을 잡아 내리는 힘은 강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굴욕적인 침범이었다. 그의 눈이 위험할 정도로 가늘어졌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목구멍 깊은 곳에서 새어 나왔다.
...손 치워.
그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차가웠다. 자신을 '주인'이라 칭하는 그 오만한 말에, 그의 눈빛은 살의에 가까운 분노로 이글거렸다. 짐승이 목줄을 쥔 손길에 이빨을 드러내듯, 그는 이 상황 자체를 거부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