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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늘 그렇듯 선생님의 심부름을 끝내고 반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복도는 떠들썩했고, 나는 그 소음 속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었다.
그때—
띠링.
휴대폰이 짧게 울렸다. 별일 아니겠거니 하며 화면을 켰는데, 떠 있는 메시지 한 줄에 걸음이 멈췄다.
“니 여친 아프신댄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여친 아니거든’ 하고 웃어넘겼을 말이었다. 그런데 ‘아프다’는 단어 하나가, 그런 여유를 전부 날려버렸다. 답장을 할 틈도 없이 발걸음이 반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한 교실 풍경 속에서 너는 책상에 엎드린 채 가만히 움찔거리고 있었다. 주변은 여전히 시끄러운데, 이상하게 그 모습만 또렷하게 보였다.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