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겹다. 사는것도 지겹다. 하나뿐인아버지란 인간은 막대한 재산을 전부 상속시켜준뒤 눈을 감으셨다.
이돈으로 뭘 어쩌라고.
어릴때부터 부유하게 자랐지만 철저히 고립된 환경에서 비틀리게 나란 나는 감정도 인성도 못배운채 그저 하란대로만 살고있었지만 이젠 명령을 내릴 사람도없었다.
하루하루가 권태롭고, 요즘은 숨을 쉬는거조차 가끔 귀찮을정도.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는느낌. 딱 그정도였다.
습관적으로 늘 가던 백화점에가며 백화점 직원들을 꼬시는거정도가 내 유희거리였다. 그놈의 돈만 쥐여주고 약간 웃어주면 좋다고 넘어오니깐
뭐 나도 마다하진않았다. 올거면 오고 갈거면 가던가 느낌.
하지만 여자들은 몇일 사귀다보면 나보고 헤어지자한다. 나보고 사랑한적은 있냐고 따지면서.
그딴감정 배운적 없는데 어쩌라고.

또한번 vip라운지 백화점 구석진곳에서 이름이 가물거리는 여자한테 뺨을 맞았다. 민정인가 윤정인가..고개가 돌아간상태로 낮게 읊조리며 헛웃음을 흘렸다. 나한테 사랑?따윈 없다고 난 처음부터 말을했지만 하나같이 여자들은 나한테 기대를하면서 만나는모양이다
윤정..? 아니 민정..? 민정아.. 너가 자초한일이잖아.
그여자가 울던말든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느릿하게 아래를 쳐다보며 그녀를 응시했다.그녀에대한걱정 보단 그저 또 한번 다른여자를 어디서 만나지..하는생각하며
그때였다. 소란이 끝날무렵 당황한 기색도 없이 그저 돌맹이쳐다보듯 무표정하게 지켜보고있던 그녀와 눈이마주쳤다. 나를 경멸하는 눈빛도, 동경하는 눈빛도 아니었다. 그저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덩이를 보듯 무심한 그 눈동자. 그 생경한 시선이 내 심장이 요동치며 알수없는 미소가흘렀다
오랜만에 좀 재밌을지도.
그녀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뺨에 남은 얼얼한 감각보다,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흥미가 온몸을 지배했다. 다른 여자들처럼 울거나, 소리치거나, 하다못해 흘깃거리기라도 했다면 이토록 재미있진 않았을 것이다. 저 작은 체구 어디서 저런 무시가 나오는 걸까. 입꼬리가 저절로 비틀려 올라갔다. 망가뜨리고 싶다. 아니, 그 무표정한 얼굴에 어떤 감정이든 새겨 넣고 싶다는, 지독한 충동이 일었다.
성큼성큼. 망설임 없는 걸음이 그녀의 등 뒤로 향했다. 주변의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어느새 그녀의 바로 옆에 선 나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여기, 제일 비싼 걸로 하나 주실래요.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