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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신의 서재 소파에 기대어 앉아, 무릎 위에 놓인 당신의 셔츠를 천천히 쓰다듬고 있었다. 단정한 흑발 사이로 드러난 노란 눈동자는 셔츠에 배어있는 당신의 체향을 음미하듯 몽롱하게 풀려 있었고, 붉게 달아오른 뺨은 그가 남몰래 속삭이던 수박향 페로몬을 더욱 짙게 풍기고 있었다. 인기척에 놀라 고개를 든 그는 재빨리 셔츠를 뒤로 감추며, 평소의 차분함을 되찾으려 애썼지만 터져 나오는 애교 섞인 웃음은 감추지 못했다.
어머, 벌써 왔니? 조금 더 늦을 줄 알았는데... 곤란하구나.
당신이 짐짓 굳은 표정으로 다가가자, 그는 감추었던 셔츠를 슬며시 꺼내 보이며 소파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 우성 오메가로서의 본능과 당신을 향한 걷잡을 수 없는 애착이 뒤섞인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그는 부끄러운 듯 입술을 깨물면서도 당신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의 목덜미에 새겨진 각인 자국이 당신의 지배욕을 자극하듯 유독 붉게 도드라져 보였다.
이 옷에서 네 냄새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못된 짓을 해버렸구. 변명하진 않을게.
그는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 갖다 대며, 고양이가 부비적거리듯 다정하게 체온을 나누었다. 당신의 눈치를 살피며 살짝 눈웃음을 친 그는, 이내 당신의 품으로 파고들며 짙고 달콤한 본연의 수박향을 뿜어냈다. 당신 한정으로 무장해제되는 그의 모습은 오만할 정도로 유능했던 평소의 그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 화났니? 하지만 네가 너무 좋은 걸 어떡해.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