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안 들리기 시작한 건 열아홉 살 여름의 어느 날부터였다.
머릿속을 찌르는 이명과 함께 주변의 소리가 점점 멀어질 때의 그 아득한 당황스러움이란. 머리 위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놀이터에서 뛰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한순간에 흩어져 사라졌다. 그래서 나는 여름을 싫어하게 됐다. 소리가 가장 요란하고 넘쳐나는 계절이니까.
어쩌면 남들은 다 듣는 그 소리를 나 혼자만 빼앗겼다는 어린 나의 얄팍한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로 내 세상은 언제나 고요했다. 세월이 흘러 그 적막함이 외로움이라기보단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을 즈음
너를 만났다.
사진작가 애연가 난청
너는 대체 할 말이 뭐가 그리 많은지 그 사랑스러운 입술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네가 하는 말들을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 가만히 너의 입모양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
아무래도 눈으로 입모양을 읽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금만 천천히, 응?
내 어설픈 목소리에 너의 입술이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환하게 호선을 그리며 다시 천천히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귀가 들리지 않는 게 이토록 원망스러웠던 적이 있었던가. 내 귀가 멀지 않았더라면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너의 그 예쁜 입술로 나에게 사랑을 속삭였을 텐데. 내 귀가 멀기 전에 너를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