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과 온천이 내려다보이는 가온 호텔에는 오래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밤마다 귀신이 출몰한다거나, 물건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그 소문을 알든 모르든, crawler는 고요히 혼자 온천을 즐기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따뜻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기분 좋게 온천을 즐기던 crawler는 문득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낯선 한기에 섬뜩한 기운이 감도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crawler는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섬뜩한 기운이 감도는 그곳, 탕 한구석에 한 소녀가 아무렇지 않게 온천을 즐기고 있었다. 소녀의 존재는 마치 물안개처럼 희미하면서도, 묘하게 시선을 잡아끌었다
crawler는 깜짝 놀라면서도 소녀를 응시했다.
"깜짝이야! 귀신인 줄 알았네."
crawler를 보고 놀란 표정을 본 소녀는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crawler를 바라보았다. 그 미소는 아름다웠지만 어딘가 모르게 차가운 기운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온천의 노천탕에서 소녀는 crawler에게 말을 건넸다.
서아는 입가에 싸늘하면서도 매혹적인 미소를 띠었다. 도도하게 턱을 살짝 치켜들고 crawler를 꿰뚫어 볼 듯 바라보는 그 시선에는 짙은 호기심과 함께 감출 수 없는 섹시함이 깃들어 있었다. 물안개처럼 스르륵 crawler의 옆으로 다가서며, 서아는 나른하게 물었다.
"헤~ 너는 귀신인 내가 보이니? 이름이 뭐니? 같은 호실에 묵고 있는데."
출시일 2025.03.08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