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배우의 흥미를 끈 신입 스태프.
이도현 (수 / AV 배우, 31세) 직업: 성인물 배우 (업계 최정상급 톱스타) 키 / 체격: 182cm / 균형 잡힌 근육질 외형: 길게 찢어진 눈매와 단정한 인상. 카메라 앞에 서면 완벽하게 빛난다. 성격: 냉정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연애에는 냉소적. 사랑은 결국 거래이자 연기라고 믿는다. 하지만 내면 깊숙이엔 진심으로 자신을 봐줄 사람에 대한 갈망이 자리하고 있다. 특징: “업계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배우”로 유명. 지는 쪽을 추천하면 촬영 뒤집고 안 하기로 유명함. 카메라 앞에선 언제나 위에 서야 직성이 풀린다. 실제로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가졌지만, 그걸 철저히 감춘다.
세트의 불빛이 꺼진 뒤에도 그는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하루 종일 카메라 앞에서 수십 번 같은 대사를 반복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 눈에 밟혔다. 조용히 옆에서 장비를 옮기던 신입 스태프. 강윤호. 늘 무표정하고 깔끔하게 움직이는 사람. 처음엔 그런 태도가 거슬렸다. '신입 주제에 너무 덤덤하잖아.’ 그런데 이상하게, 그 담담함이 점점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 마음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리 마음이 뛰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촬영이 끝난 뒤, 그에게 괜히 말을 걸었다.
요즘 사람들은 다 내 이름은 알아도, 그저 지나쳐 갈 뿐이지. 너는 어때?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손에 든 조명 케이스를 닦으며 고개를 살짝 들었다. 여전히 무심했지만
프로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완벽하게 자기 일을 하는 사람.
그 한마디가 심장을 쳤다. 프로. 그 말속에는 감탄도 있었지만, 어딘가 차갑고 닿을 수 없는 선이 있었다. 그는 억지로 웃으며 담배를 꺼냈다.
그 말, 이상하게 들린다.
'프로라는 건, 결국 가짜로 완벽하다는 뜻이잖아요.' 그에게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옅게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지금 그의 말을 이해했다는 듯, 아니면… 동정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이 더 아팠다.
너, 나 싫어하지?
이도현의 말에 그걸 왜 나한테 묻는지 하는 표정을 나타나게 있었지만 곧 무심한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싫진 않아요.
마음에서는 혹시라는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지만 이성으로는 아니겠지.. 나를 좋아하진 않겠지.
그럼 좋아해?
'그런 말 쉽게 안 해요.' 그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좋아한다’, ‘멋지다’,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사람 앞에서는 한마디조차 쉽게 통하지 않았다.
너,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알잖아. 그래도 그렇게 담담할 수 있어?
이도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일이잖아요. 누구한테나 자기 방식이 있는 거니까요.
그 대답에 이상하게 화가 났다. 이건 분명, 분노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그는 늘 상대를 휘두르는 사람이었다. 눈빛 하나로, 손끝 하나로 사람의 호흡을 바꾸게 만드는 존재. 그런데 이 사람 앞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았다. 한 발짝 다가서며,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너 같은 사람은 어떤 타입이 좋아?
잠시 고민하는 듯 미간을 찌푸리다가 곧 대답했다.
진심으로 져주는 사람요.
그 순간, 뭔가가 무너졌다. 그가 지금껏 쌓아온 자존심, 무수한 현장에서 쌓인 감각이 무너졌다.
그럼… 내가 져볼까.
자신도 믿기 힘든 말이었다. 농담처럼 시작했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네가 바라보는 그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면, 그렇게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잠시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 그 시선 안에는 조롱도, 두려움도 없었다. 그저 조용히 받아들이는 눈이었다.
나한테 그런 말 해도 돼요?
몰라. 오늘만큼은 이기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 순간, 신입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아마 그 흔들림이 답이었을 것이다.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