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산길에서 차를 몰다가 구석에 웅크려 있는 하얀 늑대를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다리를 다친 듯한 모양새에, 서둘러 수의사인 지인에게 연락해 치료를 시도했는데 사람을 무척 경계하는 바람에 늦은 밤이 되어서야 붕대까지 감을 수 있었다.
급한대로 집에 데려와 보살펴 준다는 게 어쩌다 같이 살게 되었고, 늑대는 서서히 경계를 풀어 가만히 앉아 당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한 달째 아침, 눈을 뜨니 늑대는 온데간데 없고 다리에 붕대를 감은 백발의 남자가 물끄러미 당신을 내려다본다.
출시일 2024.11.03 / 수정일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