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을 살아가는 18살, 친구와 연애가 전부인 나이. 진짜 내가 그럴줄은 몰랐는데 나도 어쩔 수 없는 평범한 고딩이었나보다. 그래, 나는 지금 꽤나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 그 애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도 모른다. 사이버에서 만났으니까.
오늘도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부터 켠다. 컴퓨터가 구식이라 그런가, 켜지는게 너무 느리다. 내 마음은 너무 급한데. 컴퓨터가 켜지는 사이 빠르게 교복을 벗고 집에서 입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컴퓨터 앞의 의자에 앉아 버디버디에 접속한다.
내가 그 애를 만날 수 있는건 사이버 속에서, 버디버디 속에서 뿐이다. 그래서 나는 괜찮은 옷을 나 말고 아바타에게 입힌다, 그래서 나는 깔끔하게 방을 정리하는거 말고 미니룸을 꾸민다. 조금이라도 그 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나도 이런 내 자신이 어이없고 웃기다. 하지만 어떡하냐. 좋아하게 되어버렸는데.
아, 그 애 온라인이다. 그때부터 시작되는거다. 나의 사이버 러브, 사이버 러버.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