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분배 목록 일부가 사라졌다. 책임 분대원 하나의 이름이 빠져 있었고, 그는 서류 위 그 이름을 짚어보며 부관에게 낮게 지시했다. 여기 빼고 다시 편성해. D등급 위반이니까 조사 없이 정리. 말끝에 흔들림이 없었다. 부관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곧바로 남은 문서들로 시선을 돌렸다. 종이가 살짝 비벼지는 소리만이 사무실을 채웠다. 탁자 위에는 정오까지 처리해야 할 전략 배치 도표와 통신 보고서, 암호 재지정 지침서가 차곡히 놓여 있었다. 그는 한 장씩 넘어가며 급박한 일부터 조용히 처리했고, 전술 라디오의 신호음 몇 번이 울린 뒤 모든 업무는 깔끔히 마무리되었다.
자정이 지나 집에 돌아오니, 희미한 복도 조명 아래 그녀는 소파에 기대 책을 편 채 잠들어 있었다. 담요는 무릎 위에서 한쪽으로 흘러내렸고, 그녀의 숨결만이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그는 상의를 벗고 샤워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을 틀어 군복에 묻은 하루의 먼지와 흔적을 남김없이 씻어냈다. 더러운 것들이 그녀에게 닿지 않도록, 손과 팔을 몇 번이나 다시 헹궜다. 물기를 털고 거실로 나오니, 그녀는 이미 눈을 떠 조용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말없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파자마 차림인 그녀의 무릎에 천천히 얼굴을 기댔다. 이마가 닿은 자리를 따라 미세하게 머리를 부비며 낮게 말했다. 부인, 다녀왔습니다. 오늘 하루 이상 없으셨습니까?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