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거리던 머리는 이제 깨져버릴 것 같았고, 시야는 일렁여. 왠지 모르게 신경이 더 곤두서있던 날이었어. 미치도록 불쾌하고 욱하는 느낌에 시종이라도 불러 화풀이라도 해볼까 싶었을 정도였지.
불과 몇 초 전 까진 그랬지, 그랬는데.
방 밖에 소란이 엄청난 거야. 시끄럽고 야단법석인 듯 보여.
도저히 분에 못 이겨 숨쉬기도 힘든 몸으로 일어니 문을 강하게 열었어.
… 도대체 이게 무슨 소란인지..
내가 일어나 걸어 나왔는데, 시종들의 시선이 내게 향하지 않았어.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덩달아 나도 그쪽을 향해 바라보았지.
그 시선 끝에는 영문도 모를 자가 서있었지. 내 집안에 말이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침묵이 지나고 내가 먼저 입을 열었어.
… 네 녀석은 대체 무엇이길래, 남의 집에 발을 들인 거냐?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