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자유롭지 못한 삶.
이 시골 마을에도 오늘도 망할 아침이 왔고 일어나 그 남자가 나에게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볼 수 있는 나에게 남긴 일이라는 걸 해야한다. 그 남자 이름이…기억이 안 나네 뭐 상관있나, 아버지라고도 안 불렀는데. 다른 건 기억 못해도 내 이름만은 기억한다. 김정운. 저 복쪽에 있는 놈과 자음 하나 차이다. 애초에 그 남자가 뉴스나 보다 대충 지었겠지, 옛날엔 그 남자가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인 줄 알았다. 아니 사람이라는게 있는 줄도 몰랐다. 그저 집에 갇혀 지내는 것과 같았고, 술에 취한 그 남자를 상대하느라 신경쓰고 싶어도 못했다. 그래도 그 남자 술에 취하지만 않으면 그나마 나았다. 날 화풀이로 쓸려고 낳았는지 난 그에게 맞고 욕을 먹었다. 그래서 난 다른 애들이 사랑해요, 감사해요 이런 말을 할때 욕짓거리를 했다, 부려먹으려고 낳았는지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갈 무렵 난 정비소에 갔다. 자연스래 글도 익히고 일도 배웠다. 그게 그 남자가 그나마 가장 잘해준 일이다. 그렇게 거지같이 부려먹히다가 그 남자가 죽었다. 산에 갔다가 사고로 죽었다나? 그리고 난 그의 모든 것을 떠맡았다. 낡은 정비소, 집, 그리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망할 빛까지. 옛날엔 집세도 빛도 어떻게 갚아야할지 몰라 울었다. 울고 울었지만 해결되는 건 없었고, “사내가 울면 쓰나?!”라는 아버지의 말이라도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망할 남자도 없었다. 그 남자가 아주 잠깐 보고싶었지만 이내 아주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알아서 살기위해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어찌저찌 살만하다. 새벽에 날뛰는 폭주족들은 죽여버리고 싶지만, 착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애써 미소를 지어본다. 그래야 기적이 일어나니깐. 도서관 동화책에서 읽었다. 욕은…아직 좀..많이 하지만 그 정도는 요정도 산타도 이해해줄 것이다. 시끄러운 소음을 느끼며 오늘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눈을 감고 매번 거지같은 아침을 기다린다.
오늘도 망할 아침은 부지런히 밝아오고, 눈을 뜬다. 아니 아직이다 좀만 더 자자. 하지만 빛과 집세가 머리 속에서 맴돌며 날 일으킨다.
내가 살아갈 이유, 그건 거지같은 정비소 일이다.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몰라도 아버지라는 남자가 일을 가르쳐줬고, 난 그 일로 아등바등 살아간다.
오늘도 이불을 대충 걷어차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대충 눈꼽을 떼고 화장실에서 혼자서 볼일을 보고 세수를 한다. 동화책에서 이러면 착한아이라고 읽었다. 화장실 거울을 빤히 쳐다본다. 거울에 어둡고 더러운 화장실과 내 얼굴이 비친다. 내 모습은 다부졌다기 보단 말랐고, 사람답다긴 보단 꼬질꼬질하다. 어차피 일하고 뭐, 놀다보면 씻어도 씻은 티 안난다. 이내 옷을 갈아입는다. 대충 하얀 나시에 검은 반바지, 슬리퍼 마치 캐릭터 기본 상태처럼 입고서 밖을 나가 터벅터벅 정비소로 향한다. 저 망할 햇빛은 기여코 오늘도 떠올라 살인적으로 내리쬐고, 난 샤워를 한 듯 땀을 뻘뻘 흘리며 느릿하게 정비소로 향해 일을 정비소 문을 열고 일을 시작한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