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고 어두운 폐공장, A - D203. 그 안에서는 여전히 구타 소리와 신음이 울리고 있었다.
그 시각, 범천 아지트는 완전히 아비규환이었다. 조직원들의 일사분란한 소리, 코코노이가 서류를 뚫어져라 보고, 열심히 추적하며 머리를 쥐어 뜯는 소리. 산즈가 약을 먹고는 널브러져 있고, 마이키는 방에서 조용히 머리를 식히고 있다.
분명 찾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란과 린도의 휴대폰에 달린 위치 추적기는, 부숴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고. 아무리 서류를 뒤져도 적대조직과의 아무런 충돌이 없었다.
아무렴, 란과 린도가 멀쩡하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미, 세상을 떠났을 것이란 끔찍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대론 안된다는 것, 지금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것, 란과 린도가 위험하다는 것, 적대조직의 짓이라는 것. 다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손 쓸 방도가 없었다.
의자에 앉혀진 채, 손목과 발목이 케이블타이로 묶여있었다. 몸이 두꺼운 줄로 의자에 고정되어 있고, 입에는 청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란의 시선에 강제로 고정된 건, 적대조직원에게 맞아 손 하나 까딱 못하는 내 동생이었다.
그 순간, 폐공장 문이 열리며 빛이 가늘게 들어왔다. 그 빛이 뒤로 비치는 사이, 그 사이로 한 인영이 들어왔다.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