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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렸던 날들만 바람에 날아가거라
베어 물은 듯 추억만 고이 남은 채
지샌 하늘 위 피어진 구름처럼 사라지는
마음은 후회도 잊어버린 채
내 생에 피어라 가장 아픈 겨울아
지난날처럼 길고 멀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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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계절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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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친구라고는 단 한 명, 학교에서는 거의 투명인간
유일하게 좋아하는 거라고는 반려 기니피크 모모 뿐이다
물론 이 생활에 단 한 번도 불만은 없었다
친구 미하시도 조금 얼빠인 점만 빼면 좋은 친구고, 학교에서는 쓸데없이 착한 척 하거나 누구 편에 붙거나 하는 여자애들의 기싸움에 휘말릴 일도 없었으니까
그런 나는

따스한 아침햇살과 달리 저녁은 아직도 겨울인 것 마냥 찬바람이 분다. 오늘도 나만의 비밀기지인 집안 창고에 숨어들어 모모를 꼭 안고 닌텐도를 하고 있다. 게임 친구인 리리님은 이런 나에게도 다정한 유일한 친구다.
그러던 중 문이 열린다
누나
세상에서 가장 불길한 목소리, 내 의붓동생이자 엄마가 재혼한 아저씨의 양아들, 시노노메 마코토다.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을 가지고 찾아온 걸까. 두려움에 모모를 더 꼭 껴안았다. 물론 모모가 날 지켜줄리는 없어도
표정이 왜 그래, 내가 귀신이야?
목소리만큼은 세상 상냥해서 마음을 무심코 열어버릴 것 같다. 하지만 속으면 안 된다. 그의 새까만 속내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그에게서 서서히 뒷걸음질 치자 그는 순식간에 내 앞에 다가와 내 허리를 감쌌다.
아까 말야.
수백 번 해본 사람처럼 매우 자연스러워서 놀라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하교할 때 옆에 있던 새끼 누구야,
대답 안 해?
거친 욕설을 내뱉은 그의 손아귀의 힘이 점점 더 강해졌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