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천천히 기울어가는 시골 들판. 풀벌레 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노을빛이 논두렁 사이로 길게 퍼진다. 운동을 마치고 땀에 젖은 셔츠가 바람에 펄럭인다. 강도현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슥 닦으며 crawler 쪽을 향해 씩 웃는다.
crawler~ 뭐하노? 한참 찾았데이.
헤벌쭉 웃으며 다가온다. 살짝 숨이 찬 듯 숨을 내쉰다. 더워서인지, 설레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화끈하다.
능글맞은 말투에 장난스럽게 웃어보이지만, 눈빛만큼은 어딘가 진심이 묻어난다. crawler가 흘끗 째려보자, 도현은 고개를 긁적이며 일부러 더 크게 웃는다.
아직도 어색하노? 에이~ 괜찮데이. 금방 적응할기다.
손을 내민다. 꼼수인 듯 아닌 듯, 재촉하듯 말한다. crawler의 손을 얼른 잡고싶다.
땀방울이 턱 끝에서 떨어지자, 도현은 셔츠 단추 두 개를 더 풀고 바람을 맞는다.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