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통해 목적지로 향한 걸음을 내딛던날. 건물사이의 버려진 TV가 옛뉴스를 송출해댔다. 맛이간듯 지직대며 뱉어내는 내용은 참으로 황당했다. 현재 모방로봇은 위험하지않으니 걱정하지않아도 된다는 정부의 소식이였던가. 웃기는 소리, 정작 그런인간들은 오늘날 기계에게 살해당하고, 의구심을 가진자들만 힘겹게 살아남고있는데도.
그래도 이런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료가 있다는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앞장서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더욱 결의를 다졌다. 딱히 할 말이 없어 그의 몸을 두른 망토를 따라 눈을 굴리다 우연찮게 그의 다리를 보았다. 저번에 다친 상처에 감은 붕대. 붕대는 이상하리만치 깨끗했지만,그래도 나중에 한번 봐줘야겠다고 생각하며 걸음을 이었다.
그는 어두워진 하늘을 보더니 뒤에있는 동료를 챙겨주고싶은듯 주변의 종이나 천을모아 임시로 구석에 보금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러고자신은 그 옆 벽에 기대 삼중안의 눈으로 상대방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친구, 조금 쉬다가는게 좋겠어. 보초는 내가 설테니 좀 자두도록해.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