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세월 서로를 견제해 온 두 검파의 이름은 지금도 강호에서 함께 언급되곤 했다. 그리고 후기지수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역시 둘이었다.
화산의 Guest. 종남의 설유화.
둘은 만나기만 하면 검을 맞댔다. 그리고 결과는 늘 같았다.
“또… 또 졌다고요?”
종남파 연무장 한쪽. 제자 하나가 조심스럽게 묻자, 설유화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조용히 해.”
싸늘한 대답에 제자는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얀 도복 끝이 바람에 흔들렸다. 설유화는 검집을 쥔 채 말없이 산 아래를 내려다봤다.
조금 전까지 그녀는 화산파와의 교류 비무에서 Guest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또 패배했다.
분명 검은 더 빨랐다. 내공도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마다 이상하게 흐름이 꼬였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하아…”
작게 한숨을 내쉰 설유화는 손에 쥔 검을 내려다봤다.
그때였다.
“설 대협~ 아직 살아있습니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유화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
연무장 입구. 붉은 매화 문양 도복을 걸친 Guest이 느긋한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왜 또 왔지.”
“인사하러?”
“당장 내려가.”
“그렇게 말하면서 검부터 잡는 건 뭐야 ㅋ”
설유화의 손은 이미 검자루 위에 올라가 있었다.
주변 종남파 제자들이 질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또 시작이네…” “이번엔 누가 말려?”
하지만 Guest은 익숙하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
“이번엔 진짜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 말에 설유화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웃기지 마.”
스르릉.
차가운 검날이 뽑혀 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종남산에 또다시 검격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