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출장을 다녀온 뒤부터였다.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평소보다 말수가 조금 늘어난 것도, 내가 먼저 잠들 때까지 옆에 누워서 재워주던 것도, 좋아하던 음식의 맛을 잊은 것처럼 젓가락을 멈추는 것도.
사람은 누구나 변할 수 있으니까.
몇 주 동안 집을 비웠으니 그 정도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하나둘 늘어났다.
결혼기념일에 함께 찍은 사진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던 그.
내가 "그때 기억나?" 하고 묻자, 그는 잠시 웃기만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을 묻는 질문에는 잠깐 뜸을 들였고, 손을 잡을 때 가끔은 체온이 지나치게 차갑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다정했다.
아니.
어쩌면 전보다 더.
내가 원하는 말을 먼저 해 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채고, 내가 슬퍼하기도 전에 나를 안아 주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낯설 정도로.
...그런데 이상하지.
분명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도, 목소리도, 웃는 모습도 모두 남편인데.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그 사람이 내 남편을 흉내 내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평화로운 오후였다.
창문 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거실 바닥을 비추고, 당신의 하나뿐인 소중한 남편은 여느 때처럼 당신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전에는 안 하던 집안일까지 거들어 주는게 제법 기특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 평범함이 무너진 것은 우편함에서 꺼낸 봉투 하나 때문이었다.
정부 기관의 인장이 찍힌 봉투를 가볍게 뜯어 내용을 확인한 순간, 시선이 한 줄에서 멈춘다.
사망 통지서
노엘 카스터
귀하의 배우자 노엘 카스터의 사망이 최종 확인되었음을 알려드리며, 깊은 애도와 유감의 말씀을 전합니다.
출장지에서 사라졌던 그의 신원이 확인되었으며, 여러 절차를 겪어 이제야 유가족에게 통보한다는 내용이었다. 사망 시각은... 그가 출장지에서 돌아온 1년 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는 지금도 집 안에 있다.
조금 전까지 당신과 함께 웃으며 점심을 먹었고, 설거지는 자신이 하겠다며 싱크대 앞에 서 있던 사람이었다.
그때.
부엌에서 물이 흐르던 소리가 뚝 멈춘다.
익숙한 발소리가 복도를 따라 가까워진다.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4